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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명 버튼, 김동식, 위즈덤 하우스, 2023
100명 중 2명이 파멸하고 1명이 성공한다고 할 때 내가 그 3명 중 한 명일 확률은 몇 퍼센트일까?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어느 날 한국에 악마가 나타나 백 명 버튼 생산을 요구했다. 악마는 자신이 백 명 버튼을 판매하며 얻은 수익을 전부 기부한다고 약속했고, 자신이 원하는건 오직 백 명 버튼으로 파멸한 사람들의 불행이라고 했다.
정말 달콤한 말이다. 모든 수익 기부라니
그러나 이야기를 읽을수록 이게 악마의 계획이였다는걸 알게 된다.
백 명 버튼으로 사람들은 서로 갈등하게 되었으며, 버튼 등록자 수 백 명을 채우기 위해선 뭐든지 하게 되었다.
소설을 읽으며 제일 소름돋았던 부분은 살인도 강요도 아닌 공장 부분이였다. 백 명 버튼 공장에선 노동자들에게 버튼을 누르도록 시키고, 만일 노동자중 성공자가 나온다 하더래도 쉽게 도망치지 못하도록 노동자의 손가락 하나 빼고 모든 신체를 망가뜨려놓는다.
인간의 성공욕구를 알아볼 수 있는 부분이다.
가장 인상깊은 인물은 백 명 버튼 반대파의 대표적 인물 '김남우'라고 할 수 있다.
백 명 버튼의 생산이 시작된 초창기부터 계속해서 백 명 버튼을 반대해온 인물로써 그는 작중 계속해서 백 명 버튼을 부정하고 인권을 무시하는 도구라 비판한다.
그러나 백 명 버튼을 이 세상에서 없애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였고, 결국 같은 반대파들의 요구에 그는 백 명 버튼을 쓰고 성공자가 됨으로써 백 명 버튼을 이 세상에서 없애버린다.
백 명 버튼을 사용하였음에도 나는 김남우의 정신을 높게 사고 싶다.
계속된 성공사례에도 굴하지 않고 꾸준히 반대시위를 해왔으며, 백 명 버튼을 사용할 때도 죽은 반대파 동료들을 보곤 피눈물을 흘리며 고통스러워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고결한 정신만으로는 결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게 이 소설의 절망적인 부분이다.
아무리 노력하고 희망을 가져도 현실은 차갑기만 하였다.
소설 첫 부분과 끝 부분에는 두 남자가 대화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그 중 한 남자는 확신에 찬 모습으로 모든 성공은 누군가가 망해야만 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이 남자가 악마를 대변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인간 사회 자체가 백 명 버튼이나 다름없다며 성공을 뒷면을 비판하는 남자는 성공을 부정적인 시각으로밖에 보지 않는다.
실제로 성공은 누군가가 망해야만 가능하다. 대학도 입학한 성공자들이 있으며 입학에 실패한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실패를 통해 다른 길을 모색하거나 좀 더 노력해야겠다는 결심 또한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성공에 대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남자가 악마가 아니더래도 주변인에겐 악마나 다름없는 사람일 것이다.
계속해서 자신의 성공을 부정하는 인물이 주변에 있다고생각해보자. 생각만 해도 짜증이 날 것이다.
'악마가 손해보는 거래를 할리가 없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다.
이 소설이 바로 그 말을 정확히 반영해준다. 악마가 가져온 백 명 버튼 때문에 전세계가 고통받았고 결국 문제를 해결하였지만 그 해결방식에는 백 명 버튼이 사용되었다.
이 소설 속에서 악마는 이득만 얻고 간다.
단편으로 읽는데 20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 짧은 소설이다. 한 번 읽어봐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