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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에는 괜히 생각이 많아질까

비 오는 날에는 괜히 생각이 많아질까
글쓴이 도라에몽2개월전

비가 오는 날이면 특별한 일이 없어도 괜히 마음이 가라앉는다. 집에 있으면 꼭 그런 것 같다. 그렇다고 꼭 슬픈 건 아니다. 그냥 평소보다 생각이 많아질 뿐이다.

창문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고 있으면, 아무 이유 없이 예전 일들이 하나하나 떠오른다. 이미 다 끝난 일들인데도..

나는 가끔 내가 주위를 둘러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해야 할 일, 맞춰야 할 기준, 남들이 정해 놓은 속도 같은 것들에 맞추느라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오늘 하루를 생각했을 때 정신없으면 잘 살고 있는 거라고 믿었던 것 같다. 쉬고 있으면 괜히 뒤처지는 기분이 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은 쓸모없는 시간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비 오는 날에는 그런 생각들이 조금 느슨해진다. 오늘 하루를 꼭 의미 있게 보내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고, 그냥 이렇게 흘러가도 큰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괜히 무언가를 이루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숨 쉬고, 밥 먹고, 잠드는 것만으로도 하루는 끝난다.

요즘은 완벽한 하루보다 덜 힘든 하루가 더 좋다. 대단한 성취보다 마음이 조금 편안한 날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비가 오는 날은 그런 생각을 하기에 딱 좋다. 이 날은 나를 생각하고 질문하기보단 비와 함께 흘려버리고 싶다.

아마 내일이 되면 다시 바빠질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때 만큼은 창밖의 빗소리를 핑계 삼아, 그냥 이렇게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지나가면 다시 걸어갈 힘이 생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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