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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왕별희는 고등학교 때 중국어 선생님이 보여준 걸 본 게 처음이고 그 다음이 영화관에서 재개봉 해서 보러 갔었다. 러닝 타임도 길고 직관적인 영화는 아니고 이 시대상과 줄거리를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완벽히 몰입할 수 있는 영화라 2번째 볼 때는 조금 더 수월했던 것 같다. 경극이라는 낯선 세계를 배경으로 하지만, 이야기는 경극에 설치되는 요소들과 대조적으로 일상적이고 현실적이다. 무대 위에서 살아온 인물들이 정작 자기 삶은 제대로 선택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모습이 저 땐 정말 그랬을까? 생각 해보게 됐다. 특히 인물들이 역할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게 되는 장면이 있는데 이 장면이 안타깝고 슬프다. 연기를 하다 보니 인생도 연기처럼 흘러가 버린 느낌이었다. 어느 주인공은 끝까지 역할에 매달리고, 어떤 이는 현실을 택하려 하지만 자기 인생마저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는 게 안타까웠다.
영화가 정말 호흡이 길고 어렵지만, 안에 삽입된 음악과 경극의 특성상 화려하고 여러 우스꽝스러운 요소 사치적인 요소들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사랑인지 집착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감정, 시대에 휘둘리는 개인의 삶 보고 나서 여운이 남게 만드는 영화였다.